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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신년미사 및 인사회: 유경촌 주교님 강론

관리자 | 2020-01-13 | 조회 2397

 

 

 

2020년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신년미사 강론

-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교구장 대리 유경촌 티모테오 주교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가족여러분, 교형자매여러분, 2020년 새해에 복 많이 받으시길 빕니다.

 

새해라고 하면 우리 자신에게 주어진 새로운 시간이라는 뜻이고, 이는 곧 새로운 희망을 상징합니다. 희망을 두 가지(개인적, 공동체적) 측면에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1. 개인적 측면에서: 우리 신앙인에게 있어서 희망은 무엇입니까? 우리는 무엇을 희망합니까? 사업이 잘 되어 돈 많이 버는 것? 더 건강해지는 것? 더 명예와 권력을 손에 넣는 것? 이런 것들은 신앙인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라도 흔히 원하는 것들일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신앙인들은 그런 것들이 삶의 전부가 아님을 아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그런 것들로는 다 충족시킬 수 없는 목마름을 지니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 목마름은 곧 주님과의 일치(구원)입니다.

오늘 요한1서 말씀의 표현을 빌리면, ‘우리도 그분처럼 되리라’는 희망입니다.

이런 희망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우리들입니다.

요한1서 말씀은: ‘그분께 이러한 희망을 두는 사람은 모두, 그리스도께서 순결하신 것처럼 자신도 순결하게 한다’(1요한3,3)고 강조합니다.

세례를 통해 죄를 용서받은 우리는 이미 순결하게 된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세상에서 이미 주님과의 그 일치를 어느 정도 맛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일치는 일시적이고 가변적이며 그래서 불완전한 일치입니다.

우리는 자꾸 이랬다저랬다 합니다.

항구하지 못합니다. 죄를 지음으로써 순결을 더럽힙니다. 그래서 주님과 함께 있다가도 스스로 주님을 져버리고 멀리 가버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주님과의 변하지 않는 영원한 일치, 즉 ‘구원’을 갈망하게 됩니다.

그 구원이 곧 우리의 희망입니다. 주님과 영원히 하나 될 수 있다는 희망이 가장 위대한 희망입니다. 그 희망을 꿈꿀 수 있다니 참으로 기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주님은 우리의 변화(회개)를 기뻐하시고, 그 변화의 때(기회)를 새롭게 우리에게 선물로 주셨습니다.

그 선물이 곧 새해입니다. 새해는 각자 나름대로의 변화를 꿈꾸게 됩니다.

그러니 기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세뱃돈 얼마 받은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큰 선물을 주님은 우리에게 주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는 이 미사를 통하여 주님께 감사드립시다.

현재의 우리 각자의 자리(가정, 시설 등)에 감사를 드립시다. 지금 여기가 곧 구원의 자리이고 때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구원받을 수 있는 때와 장소는 바로 ‘지금 여기’ 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새해의 결심이 참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비록 ‘작심삼일’이라고 할지라도.....

그런데 정말로 작심삼일이라면 좀 너무 하겠죠?

그것은 의지와 열망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래도 ‘작심3개월’ 정도는 되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1년 12달 중에서 적어도 4분의 1에 해당하는 내 삶의 질이 달라질 것이고, 그러면 나머지 4분의 3의 시간에도 영향을 줄 것입니다.

그러므로 주님 안에 머무르게 하는 무엇이든지 작은 결심들을 실천에 옮기도록 합시다.

2. 공동체적 측면에서: 우리 시설, 우리 법인이 주님과의 일치를 드러내는 표지가 되기를 열망하면 좋겠습니다.

전례안내지에 인쇄된 표어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16,15)는 말씀대로, 2020년 교구장이신 염수정 추기경님의 사목교서 주제는 ‘복음의 기쁨을 선포하는 본당공동체’입니다.

사회복지회 시설들은 본당공동체와는 분명히 다르지만, 사회복지기관들도 세상 한가운데에서 ‘가톨릭’이라는 이름을 걸고 복음의 기쁨을 드러내는 (드러내야하는) ‘현장교회’라는 점에서, 사목교서의 주제가 사회복지기관들에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사회복지회 산하 모든 시설들이 ‘세상 속에 복음을 증거하는 그리스도의 참된 성사’가 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교구장님의 사목교서는 본당의 3가지 특성을 강조합니다: ①신앙공동체 ②하나되는 공동체 ③선교하는 공동체. 사목교서의 핵심원리는 이렇습니다:

①신앙공동체이니까 당연히 하느님 말씀 묵상하고 열심히 기도하고 교회가르침을 공부하면서 하느님 안에 머물 수 있을 때 신앙공동체가 되는 거지요.

②그런 공동체는 구성원들(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여러 세대와 단체 등)의 다름을 뛰어넘어 다양성안의 일치를 이룰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을 맞아들이고 모든 사람을 섬길 수 있는 따뜻한 공동체가 될 수 있습니다.

③그렇게 되어야 비로소 선교가 가능해집니다.

이 3가지를 그대로 사회복지시설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①신앙공동체라고해서, 생활인이나 이용인들에게 신앙을 강요하여 모두를 그런 열심으로 내몰라는 뜻이 아닙니다. 누구보다도 시설장, 부장(국장) 등 책임을 맡은 사람들의 개인적 변화가 중요합니다. 우리는 기도의 힘을 믿는 사람들입니다. 책임자의 기도는 기관이나 시설 전체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②그런 토대위에서 시설 구성원의 일치를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구성원들이 한마음으로 뭉쳐 행복을 공유하는 것을 말합니다. 따뜻함, 행복함으로부터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것인데, 이것이 그리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시설종사자들끼리, 생활인이나 이용인들 끼리, 그리고 종사자와 생활인간의 소통과 상호존중, 사랑의 나눔이 중요합니다.

③선교는 확실히 그 자연스러운 결과로 따라와야 할 것입니다. 부자연스러운 억지 강요로 선교가 될 수 없습니다. 증거가 되어야 선교가 이루어집니다. 증거에서 문제가 생기면 선교는 불가능합니다.

(①이 부실하기 때문인지 ②도 잘 않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종사들끼리도 서로 힘들고, 이용인이나 생활인들도 시설에 만족하지 못하고.... 그리되면 어떻게 우리가 세상 한가운데서 복음의 기쁨을 전하는 표지가 될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사회복지종사자 여러분, 형제자매 여러분! 이 미사를 통해 우리 각자가 몸담고 있는 시설과 기관에서 먼저 우리 자신 스스로 복음의 기쁨을 온 몸으로, 온 마음으로 누릴 수 있도록 은총을 청합시다.

그 기쁨을 누리지 못하도록 우리를 가로막는 온갖 장애물들을 용감하게 제거하는 데에 주저하지 않고 나설 수 있는 은총을 청합시다.

그것은 곧 변화를 위한 시작입니다. 그 용기와 은총을 주님께서 새해의 선물로 주실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몸담고 있는 시설이 2020년에도 지역사회 안에서 삶의 수고에 지친 모든 이들이 쉬고 목을 축일 수 있는 ‘동네 샘’ 샘터, 복음의 기쁨을 선포하는 사회복지공동체로 거듭 날 수 있도록 주님께 간구합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