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itas의 실천 ‘새로운 성장과 변화를 꿈꾸며’
찬미 예수님!
안녕하세요.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회장 정진호 베드로 신부입니다.
2024년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며 새 마음으로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면서도, 특별히 지난 한 해 동안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를 위해 물심양면 애쓰고 계신 많은 분들을 생각합니다.
특히, 저는 올해 설립 48주년을 맞는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의 긴 여정 안에서, 성장과 발전을 거듭해 온 사회복지회를 더 변화시키고 성장시켜야 한다는 숙제를 스스로 정하면서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제가 정한 숙제의 요지는 ‘가톨릭사회복지회의 본래 정신으로 돌아감’입니다. 본래의 정신을 표현하자면 그것은 caritas입니다. 더 구체적으로는 caritas의 실천(caritas in action)입니다.
여러분!
성경에서는 “말과 혀로 사랑하지 말고 행동으로 진리 안에서 사랑합시다.”(1요한 3,18)라고 사랑의 구체적인 실천을 강력히 권고합니다. “여러분 가운데 누가 지혜롭고 총명합니까? 그러한 사람은 지혜에서 오는 온유한 마음을 가지고 착하게 살아, 자기의 실천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야고 3,13) 사랑과 실천, 이 두 덕목이 제가 본래의 정신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숙제의 주제입니다.
작년 9월, 제가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에 처음 부임하여 느낀 점들이 있습니다.
먼저 법인에서 느낀 점은, 사무국의 모든 직원들이 매우 성실하다는 것입니다. 성실하다는 것은 자기 직무에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금 시대가 요청하는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특히 법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법을 벗어나서는 존립할 수 없다는 것을 모두가 알 것입니다. 그런데 이 법이 얼마나 까다롭고 피곤하고 애매합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법을 지키고, 법을 통해 법 너머의 참된 가치를 구현하고, 보다 사람답게 사는 세상의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법인 사무국의 직원들이었습니다. 성실하게 그 직무에 충실하고자 하는 바를 지금도 매일 목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장에서 만난 시설 종사자들을 통해 느낀 점이 있습니다. 그것 또한 모든 분들이 매우 성실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성실은 sincerity입니다. 이 성실은 사도행전에 나옵니다. 초대 교회 공동체 신자들의 생활상을 전해주는 내용 안에 표현되어 있습니다. (첫 신자 공동체의 생활)“신자들은 모두 함께 지내며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 그리고 재산과 재물을 팔아 모든 사람에게 저마다 필요한 대로 나누어 주곤 하였다. 그들은 날마다 한마음으로 성전에 열심히 모이고 이 집 저 집에서 빵을 떼어 나누었으며, 즐겁고 순박한 마음으로 음식을 함께 먹고, 하느님을 찬미하며 온 백성에게서 호감을 얻었다.”(사도 2,44-47) 여기에서 “즐겁고 순박한 마음으로” 표현된 구절이 NAB에 의하면 성실(sincerity)로 번역이 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가 하는 많은 일들이 주님 보시기에 좋은 모습으로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시고, 기꺼이 품을 내어 기부를 실천해주신 선한 분들이 도처에 계시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에 와서 만난 분들은 진정 “즐겁고 순박한 마음으로” 사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각양각색의 현장에서 다양하게 살아가는 그 분들의 삶 안에 담겨진 성실을 보았습니다. 그것은 마치 초대 교회 공동체의 모습을 옮겨 놓은 듯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미소를 잃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에 정성을 다하였습니다. 진심을 담아 살아보려고 애쓰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여러분을 만나면서 저는 기뻤고, 힘이 났습니다. 그래서 지면을 빌어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었습니다.
성실한 여러분들의 caritas를 만난 지난 6개월의 시간 동안 저는 새로운 성장과 변화를 꿈꾸게 되었습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와 함께하는 여러분들의 성실이라면 반드시 더 나은 삶으로의 전진이 가능하다는 확신을 가지고, 그 길로 모두 함께 나아가보자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랑과 실천이 성실 안에서 드러날, 그런 희망을 함께 가져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마르코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나병환자를 고쳐주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병환자를 고쳐주시는 이유를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하고자 하시면”(마르 1,40)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도움을 청하는 이들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가엾은 마음이 드셔서”(마르 1,41) 그들의 병을 치유해 주십니다. 우리의 주님께서는 간청하는 이들의 음성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그들을 통해 하느님의 권능(창조성)을 드러내십니다. 바로 이와 같이 성실한 카리타스(Sincere Caritas)를 가진 이들의 간절함이 있다면 우리의 모든 삶에 하느님의 권능이 드러나는 기적이 일어날 것입니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시는 하느님을 믿는 우리이기에 여러 어려운 환경에서도 지금까지 잘 살아오셨고, 그 삶을 바탕으로 앞으로 다가올 미래 또한 밝게 드러나리라 확신합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2024년!
우리 모두 굳건한 믿음과 서로 협력하는 마음, 따뜻한 격려와 지지를 나눔으로써,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가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을 위해 함께 일치하여 다시 한번 힘차게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