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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서울가톨릭여성복지협 주관 토론회(가톨릭신문, 2018.10.28)

관리자 | 2018-10-31 | 조회 1423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서울가톨릭여성복지협 주관 토론회

“한국사회 미투운동, 성차별적 권력구조 개혁의 시작”
“성 불평등 구조 바꾸려면 인식 개선과 연대가 중요”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이나영 교수(맨 오른쪽)가 10월 18일 서울 중구 명동 서울대교구청 501호에서 열린 ‘미투운동, 그 변화와 연대 - 현장의 소리에 귀 기울이다’ 주제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사회의 ‘미투운동’은 ‘미투 혁명’으로 볼 수 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이사장 유경촌 주교)와 서울가톨릭여성복지협의회(회장 김옥연 수녀)가 10월 18일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 501호에서 공동 주관한 토론회에서 이 같은 의견이 나왔다.

한국사회에는 ‘젠더권력구조’가 뿌리 깊게 자리해 있고, 미투 운동은 그 구조를 변화하기 위한 시도라는 의미다. 이날 토론회는 ‘미투 운동, 그 변화와 연대 - 현장의 소리에 귀 기울이다’라는 주제로 열렸다.

이번 토론회에서 ‘한국의 #Me,Too 운동: 사회변혁을 향한 페미니즘의 새로운 물결’이라는 주제로 발제한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이나영(베로니카) 교수는 “한국의 미투운동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되고 견고한 계급 제도(인 젠더권력구조)를 뒤집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때문에 한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혁명 중 하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한국에선 남성을 보편적인 존재로, 여성을 보조적인 존재로 여긴다”며 “성폭력도 이런 구조에서 발생하고, 여류작가·여검사 등의 용어도 이 같은 인식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 패널로 참석한 (사)탁틴내일 이현숙 상임대표도 “촛불혁명이 광장에서의 민주화를 이뤘다면, 미투운동은 일상에서의 민주화를 이루는 운동”이라고 했다. “서지현 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의 미투를 통해 어떤 여성도 성폭력 피해자가 될 수 있고,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수행 비서였던 김지은씨의 미투를 통해 어떤 남성도 성폭력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밝혔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궁극적으로 젠더권력구조에 변화를 일으키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패널로 참석한 서울특별시청 전성휘 상임시민인권보호관도 “전보다 성폭력 고발 사례는 늘었지만, 여전히 피해자 입장의 2차 피해는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성폭력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가해자가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등 사건을 사람들에게 퍼뜨리는 일이 발생하고, 그 과정에서 사건이 가해자의 입장에서 각색되면서 어느 순간 피해자가 원래부터 문제 있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자리 하게 된다는 얘기다. 전 시민인권보호관은 “피해자들을 어떻게 보호하고 연대할 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무엇보다 참석자들은 ‘개개인의 성찰’과 ‘연대’가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나영 교수는 “일상에서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뒤집어보는 연습이 필요하다”면서 “특정인이 아닌 모두의 일이라는 생각으로 나부터 성차별적 인식을 개혁하는 데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 패널로 참석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차인순 입법심의관 역시 “대의제의 한계, 관료제의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여성들의 적극적인 주권행사와 시민사회의 입법·사법·행정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감시가 중요하다”고 했다.

서울가톨릭여성복지협의회 회장 김옥연 수녀(살레시오수녀회)는 “이 시대 미투운동을 이해하고 교회도 발맞춰 나가기 위해 토론회를 마련했다”며 “성별에 관계없이 ‘인간은 존엄하다’는 걸 깨닫는 게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회장 박경근 신부는 축사에서 “남성복지협의회는 없는데 여성복지협의회가 있는 이유는 여성들이 겪는 소외와 피해가 적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며 “사회는 여성을 지원하고 돌봐야 하며, 여성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과 배제의 틀을 시정하고 개선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