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로 꿈과 희망을 포기하지 마세요.”
북한이탈 청소년들을 위해 1억 원을 기부한 김재범(베드로·63·서울 잠실7동본당)씨는 12월 19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만나 이렇게 말했다. “금전적인 문제로 학업을 포기할 수도 있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이 전달되면 좋겠다”면서다. 이날 김씨는 ‘선교200주년 장학회’에 기부금을 전달했다. 선교200주년 장학회는 북한이탈 청소년들을 지원하는 장학회로,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가 운영하고 있다.
평소 김씨는 장학 사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2005년부터 현재까지 경제적으로 어려운 고등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한가족장학회’에 총 1억4080만2520원을 기부했다. 2013년부터는 아예 한가족장학회 운영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일찍 세상을 떠난 자신의 친구 아들을 위해 학비를 지원해주기도 했다.
김씨는 이렇게 장학 사업에 관심을 기울여온 이유에 대해 “제가 가진 재화는 모두 하느님께 받은 혜택이라 여겨서”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하느님께 많은 자산을 받았다”며 “그 혜택을 나누며 사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다. 또한 “재화의 관리자인 하느님이 내게 맡긴 재화를 그분 뜻에 맞게 사용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기회의 균등’을 중시한다고 했다. 청소년들이 성공하기 위해선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하는데, 가난 때문에 그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는 걸 보면서 그들을 위해 학자금을 지원해야겠다고 생각했다는 뜻이다. 그는 “돈이 없어 교육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너무 불공평하다”라며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교육을 통해 사회에 우뚝 섰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그는 “이후 그들 중 1명이라도 다른 이들에게 나누고 베푸는 사람이 된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학생들을 지원하는 데에 열심인 김씨이지만, 그는 정작 자신과 본인이 입고 먹는 데에는 최대한 돈을 아낀다. 김씨의 아내 김경희(미카엘라·62)씨는 “오죽하면 아이들이 식당에 가서 음식을 주문할 때도 아이 아빠 눈치를 보고 시킨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욕심을 약간 줄이면 될 뿐”이라며 “행복은 너무 욕심 부리면 오히려 달아난다”고 말했다. 필요한 만큼 사용하고 나머지는 다른 사람들과 나누면 그것 자체로 행복하다고 말한 김씨는 “내가 행복해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전혀 아깝지 않다”며 “희망을 갖고 한국에 온 북한 이탈 청소년들이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아 제대로 설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